IRP 중도인출이 가능한 법정 사유는 무엇인가
IRP(개인형퇴직연금) 중도인출이 가능한 법정 사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제2항이 정한 7가지뿐이다. 흔히 근거로 인용되는 시행령 제14조는 DC형 전용 조문으로, IRP 근거가 아니다. 학자금·혼례비·장례비는 중간정산(제3조) 전용 사유이지 IRP 인출 사유가 아니며, 담보대출 상환은 본인 퇴직연금 수급권을 담보로 한 대출에 한정된다.
IRP(개인형퇴직연금,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퇴직연금 계좌) 중도인출이 가능한 법정 사유는 7가지뿐이다. 근거 조문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제2항이다. 인터넷 글 상당수가 근거로 쓰는 "시행령 제14조"는 틀린 조문이다. 제14조는 DC형(확정기여형, 회사가 매년 넣어주는 돈이 정해진 퇴직연금) 전용이다.
이 글은 "인출이 되는지"만 답한다. 인출할 때 세금이 얼마인지, 신청 서류가 무엇인지는 다루지 않는다. 왜 빠지는지는 아래에서 각각 설명한다.
왜 "14조"라고 잘못 알려졌을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에는 비슷해 보이는 조문이 세 개 있다. 제3조는 회사 다니는 중에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는 중간정산 조문이다. 제14조는 DC형 계좌를 다니면서 인출하는 조문이다. 제18조는 IRP 계좌를 인출하는 조문이다.
세 조문은 이름도 비슷하고 사유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IRP를 설명하면서 제14조를 그대로 갖다 쓰는 글이 많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을 직접 대조하면, IRP의 근거는 제18조제2항이다.
해설과 규정 원문이 이렇게 갈리는 건 이 주제만의 일이 아니다. 지정거래은행이 폐지됐다는 보도도 규정 원문을 열어 보면 지정 의무가 갈래별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IRP 중도인출이 가능한 7가지 사유 (시행령 제18조제2항)
법이 정한 사유는 딱 7가지다. 이 목록에 없으면 아무리 급해도 중도인출이 안 된다.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할 때
- 무주택자가 전세금·보증금을 부담할 때 (하나의 사업장에서 평생 1회만)
- 본인이나 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할 때
- 재난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 신청일로부터 거꾸로 5년 이내에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
- 같은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았을 때
- 본인의 퇴직연금 수급권을 담보로 받은 대출의 원리금을 상환할 때
3번 요양 사유에는 IRP만의 추가 조건이 붙는다.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12.5%)를 넘는 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연봉이 3,600만원이면 450만 원을 넘는 의료비를 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금액 조건은 법제처가 공개한 시행령 제18조 원문에 그대로 나온다.
7번 담보대출 상환 사유에는 한도가 붙는다. 빌린 돈 전부가 아니라 갚아야 할 원리금만큼만 인출할 수 있다. 같은 조문 제3항에 이 한도가 따로 적혀 있다.
법에 없으면 안 된다 — 흔히 헷갈리는 것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IRP를 중도인출할 수 있을까. 안 된다. 7가지 목록 어디에도 학자금은 없다.
결혼식 비용이나 장례비는 어떨까. 이것도 안 된다. 앞서 나온 7가지 목록(시행령 제18조제2항) 어디에도 혼례비·장례비는 없다. 이 사유가 다른 어떤 조문에 있는지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두 제도를 같은 것으로 착각하면 이런 혼동이 생긴다. 중간정산(제3조)과 중도인출(제18조)은 이름은 비슷해도 사유 목록이 다르다. IRP는 반드시 제18조 목록만 본다.
내 상황은 해당할까
주택구입. 소유권 이전 등기 전, 즉 계약금·중도금을 낼 때부터 인출을 신청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퇴직연금복지과-355, 2008년)이 이렇게 판단했다. 다만 임대아파트는 다르다. 임대 기간 중에는 인출이 안 되고, 분양으로 전환된 뒤부터 인정된다(퇴직연금복지과-291). 이 해석은 2008년에 나왔고, 이후 이를 뒤집은 새 해석은 이번 조사에서 찾지 못했다. 여기서 말하는 무주택자 지위는 IRP 인출에만 걸리는 조건이 아니다. 무주택 세대주로서 월세를 내고 있다면 월세 세액공제 대상 여부도 같은 지위를 기준으로 갈린다. 주택 구입 자금 일부를 변동금리 대출로 마련한다면, 대출 이자가 기준금리 인상 후 정확히 언제 바뀌는지도 따로 확인해 둘 만하다.
개인회생·파산. 신청일로부터 거꾸로 5년 이내에 결정을 받은 경우만 해당한다. 5년을 넘긴 오래된 결정은 사유가 안 된다.
담보대출 상환. IRP 자체를 담보로 받은 대출의 원리금을 갚을 때만 사유가 된다. 다른 대출을 갚으려고 IRP를 인출하는 것은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DC형에는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해야 인출 가능"이라는 조건이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로 적혀 있다. 그런데 이 조건이 IRP에도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이번 조사로 확인되지 않았다. 조문 구조상 그렇게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정도만 말할 수 있다.
DC형·DB형과는 뭐가 다른가
DC형과 IRP의 인출 가능 사유는 거의 같다. 차이는 요양 사유에 붙는 금액 조건 하나뿐이다(DC형에는 이 금액 조건이 없다). "IRP로 옮기면 인출이 더 어려워진다"는 말이 종종 보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사유만 같을 뿐, 신청 절차나 서류까지 똑같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DB형(확정급여형, 나중에 받을 돈이 미리 정해진 퇴직연금)은 아예 다르다. DB형은 이 7가지 사유로 중도인출을 할 수 없다. DB형에 있는 것은 별도 제도인 중간정산(제3조)뿐이다.
"인출이 된다"와 "세금이 싸다"는 다른 질문
시행령 제18조제2항(인출 가능 여부)과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세금을 적게 매기는 "부득이한 사유")는 서로 다른 목록이다. 법제처 원문을 나란히 놓고 대조한 결과, 주택구입과 전세보증금은 인출은 되지만 세법 쪽 목록에는 없다.
인출이 적법해도 세금을 적게 내는 혜택은 못 받을 수 있다. 세금 계산은 인출한 돈이 어디서 왔는지(퇴직급여 원금인지, 세액공제 받은 자기부담금·운용수익인지)에 따라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정확한 세율과 계산 방식은 이 글의 범위 밖이라 다루지 않는다.
| 사유 | IRP 중도인출 (시행령 제18조②) | 저율과세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①) |
|---|---|---|
| 무주택자 주택구입 | O | X |
| 무주택자 전세금·보증금 | O | X |
| 질병·부상 요양 | O (6개월 이상 + 의료비 12.5% 초과) | O (3개월 이상) |
| 재난 피해 | O | O (15일 이상 입원 치료 필요 시) |
| 파산선고 (5년 이내) | O | O |
| 개인회생절차개시 (5년 이내) | O | O |
| 퇴직연금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 O | X |
| 천재지변 | X | O |
| 사망·해외이주 | X | O |
| 연금계좌취급자 영업정지 등 | X | O |
법제처 원문(퇴직급여법 시행령·소득세법 시행령) 대조
우리 자료로 보면
이 주제를 다루는 안내 글들을 직접 대조해 봤다. 신뢰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매긴 한 금융회사 사이트는 7가지 사유 중 5가지만 나열했다. 담보대출 상환 사유가 빠져 있었다.
반대로 신뢰도를 낮게 매긴 개인 블로그 하나는 담보대출 상환까지 6번째 사유로 포함해, 오히려 법령 원문에 더 가까웠다.
이 대조에서 확인한 것은 하나다. 자료를 낸 곳의 규모나 신뢰도가, 그 내용이 법령을 빠짐없이 담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이슈처럼 여러 조문이 얽힌 주제일수록 원문 대조가 필요하다.
이 글이 답하지 못하는 것
- 담보대출 상환 사유에 "3개월 이상 연체" 조건이 IRP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1차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다.
- 주택구입·전세보증금으로 인출할 때 정확한 세율과 원천징수 계산 방식은 이번 조사에서 다루지 않았다.
- 퇴직연금법과 세법의 사유 목록이 왜 서로 다른지, 그 이유(정책 의도인지 입법 시점 차이인지)는 이 자료로는 가릴 수 없다.
- DC형과 IRP의 신청 절차·필요 서류가 실제로 얼마나 다른지는 조사 범위 밖이다.
출처
- 공시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의료 목적 또는 부득이한 인출의 요건 등) — 연금소득 저율 분리과세 적용 사유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시아파트 분양·임대아파트 분양의 경우에도 퇴직연금 중도인출이 가능한지 여부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 행정해석 (퇴직연금복지과-291, 2008.7.3., 노동OK 재게재)
- 뉴스퇴직연금 중도인출 방법, 세금, 한도는? — IRP 자금 출처별(퇴직급여 원금 vs 세액공제·운용수익) 과세 방식 구분 · 한국투자증권 블로그
- 공시퇴직연금제도 수급권의 담보제공 및 퇴직금 중간정산의 사유와 요건, 담보 한도 등에 관한 고시 (고용노동부고시 제2020-139호) · 고용노동부
- 공시아파트 분양계약의 중도금 납입시마다 중도인출이 가능한지 — 계약금·중도금 단계별 중도인출 인정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 행정해석 (퇴직연금복지과-355, 2008.7.30., 노동OK 재게재)
- 공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4조·제18조 (퇴직금 중간정산·DC 중도인출·IRP 중도인출 사유, 2026.3.24 시행)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직접 관찰IRP 중도인출이 '법정 사유'로 적법해도 세법상 저율과세 '부득이한 사유'와 일치하지 않음 — 주택구입·전세보증금은 기타소득세 16.5% 원천징수 대상 · finyul 데이터수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 vs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 원문 대조)
- 공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8조(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급여 종류별 수급요건 및 중도인출) 전문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뉴스퇴직연금 중도인출(DC형·IRP) 언제 가능할까? 사유 및 방법 알아보기 · KB금융그룹 (kbthink.com)
- 직접 관찰KB금융그룹(kbthink.com)의 6가지 중도인출 사유 설명이 실제로는 5가지만 나열 — 담보대출 상환(시행령 제18조제2항제7호)이 빠짐
이 글의 계산 과정을 공개합니다
어떤 자료를 어떻게 셌는지, 무엇을 알 수 없었는지 그대로 적어 두었습니다. 같은 자료로 같은 결과를 다시 낼 수 있습니다.